[ 보글보글 게시판 ]

등록자 : zoombi | 등록일 : 2006-04-19

제 목 : [ 깨 볶기 ]

제겐 좀 어려웠던 깨볶기에 성공했어요.

전골팬에 은은한 불기운이 깨볶기에 딱 좋더라구요.

젖은 깨를 한참이나 저은 다음 노릇노릇해지는 깨를 보는

정말 뿌듯했습니다.

생깨가 생겨도 잘 볶지 못해 냉동실에 두었는데 큰 맘먹고

도전했다가 성공했습니다.


아참 제가 도토리묵을 좋아하는데 시중에서 파는 것은

국산은 가격도 많이 비싸서 제가 직접 쑥어서 먹는데

가마솥에 하니까 안성마춤이더라구요.


전에 tv에서 가마솥을 걸어두고 죽을 쑤는 모습이 인상적인

이었는데 비록 가스불이지만 가마솥에 죽을 쑤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은근한 가마솥에 주걱을 저어가며 쑨 죽이라

더 맛있었습니다.


전골팬을 볶음팬으로 사용해도 아주 좋답니다.

저는 작은 걸 구입했는데 전골팬을 통째로 식탁에 올려놓고

먹어도 잔열이 남아 따뜻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설겆이는 쇠수세미로 박박 문질러만 주면 되는 것이

처음에는 어려웠는데 이제는 그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한번 시도해 보세요. 살림하는 재미가 고소합니다.

옛말에 살림하는데 재미붙이면 집밖엘 나가지 못한다잖아요.


요즘은 편리한 주방기구도 많아졌지만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 것 같아요.

그저 조리기구로써의 제 기능만 다하는 것들 가운데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정성을 느끼게 하기에는

무쇠로 만든 가마솥이나 팬등이 제격인 것 같아요.

사람의 체온처럼 따스한 온기가 전달되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한답니다.


오늘은 비록 흑비지만 비가 내리네요.

전골팬에다 부추전을 지져내야겠어요.

아이들에게 제 정성과 추억을 만들어 주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