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글보글 게시판 ] 등록자 : 941hig01 | 등록일 : 2007-02-08

제 목 : [ 그다지 어렵지 않았던 길들이기... ]



무쇠제품을 사용하려고 몇개월을 고민하다가 이번 공동구매때 그냥 질렀어요.
15인용 가마솥, 양면구이팬, 후라이팬 등 3개를 모두 구입하고, 길들이기 때문에 조금 겁먹고 있었어요.

<길들이기>
도착하자마자, 용기를 내서 제일 작은 양면구이팬을 방법대로 길들였지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해서인지 그다지 어렵지 않았어요.
쇠수세미로 박박씻기를 30분, 회색이 날 정도로 씻은 다음, 키친타올에 기름을 양면에 바르고 불에 올린 후, 앞뒤로 총 25분 정도 태웠어요.
그랬더니 불있는 가운데가 진고동색과 검은색이 나고, 전체적으로는 미끄럽더군요.
중간에 계속 키친타올에 기름 묻혀 발라주고, 나중에는 마른 행주로 계속 닦아주었어요.
맘에 들정도로 반질반질해진 다음에 끝냈어요.
다음날 아침, 시범적으로 계란후라이를 해봤더니 바싹하니 그리고 바닥은 매끄럽고 전혀 눌지 않았습니다. 대성공~,
바로 김치전을 해서 아침상에 주었더니 바싹하니 맛있다고 하네요.
아침부터 너무 해비한 음식이 되었지만요..


저녁에 남편에게 가마솥과 후라이팬 베이킹파우더와 세제 주고 씻어달라고 주문한 후, 말리려 보니,
가마솥 안은 검정물이 계속 나와서 약 30분간 검정물이 많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다시 열심히 닦았습니다.
말린 후, 정말 정성껏 같은 방법으로 기름바르고 태웠어요.
후라이팬과 솥뚜껑은 힘좋은 남편이 닦아서인지, 녹슨 쇠물 색깔이 났는데, 기름칠한후, 태워보니까 정말 반질거리는 예쁜 항아리색이 나더군요.
솥은 검은색의 반질반질한 색이 드디어 나왔는데 문제는 가운데바닥이 까맣게 탔어요.
검은색이 되도록 태우라고 해서 저는 그 색이 맞다고 생각하고 계속 불에 올려놓고 기름칠한 마른행주로 닦고 또 닦아주었어요. 가운데만 많이 탔는데 맞는지요?
전체적으로는 검은색으로 반질반질하게 되었고 솥가운데만 눌은 것처럼(후라이팬 등과 같이) 검게 탄 색깔이 되었어요. 상관 없겠지요?
하여간 늦은 밤에 콩기름과 들기름을 번갈아 섞어가면서 고생했지만 상당히 맘에 듭니다.
이정도면 길들이기 성공한 거지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어요. 다들 겁먹지 마시고 설명서대로 하면 될 것 같아요.
저는 욕심때문에 좀더 시간과 공을 들였지만 지속적으로 사용하면서도 길이 나는 제품이기 때문에 첨부터 욕심부리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우리는 4식구인데 가마솥이 너무 클 것 같아 정말 고민했는데 생각만큼 크지 않았어요. 이거 12인용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정도로요..
우리 남편은 우리가족에 딱 맞는 크기라고 욕심부리네요.
맞벌이이기 때문에 아침에 한번 밥하면 아침먹고, 가끔 도시락 싸고, 저녁 먹을 정도로 적당할 것 같아요.
후라이팬도 맘에 듭니다. 오늘은 빈대떡해달라고 주문이 들어왔네요 벌써~

참, 그리고 양면팬에 생선을 구은 후, 열심히 길낸 팬을 다시 물속에 보내기가 싫어서, 그리고 구웠는데도 여전히 눌지 않고 미끄덩거려서,
키친타올에 물묻쳐서 약간 닦아낸 후, 불에 올려서 기름먹은 타올로 닦아주었어요.
혹 냄새가 날까봐 파를 올려서 냄새 제거했는데 좋은 방법 같아요.
냄새도 사라지고, 여전히 반질거리거든요.

이제 이 모두를 모셔둘 장소만 찾아내면 우리집에서 무쇠제품은 완전히 정착하게 됩니다.